"한밤중 오줌이 마려울 때면 어느새 화장실 앞이거나 어디선가 구세주처럼
요강이 나타난다.
다행스런 기분으로 편안하게 '쉬~'를 하고 나면 갑자기 밑이 뜨겁고 찝찝한 기분이 드는 가 싶더니...
어김없이 꿈에서 깨어난다. 그리고 엉덩이 자리엔 누렇고 커다란 지도가 그려있다."
누구나 어린 시절에 겪어 본 적이 있는 이야기이다. <싸개싸개 오줌싸개>는
전통적인 살림살이였던 키의 역할과 의미를 잘 알려진 오줌싸개 이야기를 통해 찾고자 합니다.
주인공 영섭이와 의인화 된 또 다른 주인공 '헌 키'에게 벌어지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
옛 사람들의 지혜로운 배변 습관 들이기와 키의 역할을 알 수 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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옛 어른들은 왜 오줌싸개 아이의 머리에 키를 씌우고
이웃집에 소금을 얻어 오게 했을까요?
오줌 싼 사실을 동네에 소문 내고 창피함을 주면 아이가 정신을
차리게 되어 다시는 오줌을 싸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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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소금을 얻어 오게 했을까요?
소금에는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민속적 의미와 오줌으로 빠져나간
염분을 보충해 준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랍니다.
이야기 속으로...
"걱정
마세요! 이제 오줌 안 싸요!" "안 싸긴 뭘 안 싸? 다 큰 녀석이 만날 오줌이야?"
엄마의 호통 소리에 영섭이가 잠에서 깨었어요.
광 안에서는 서로 오줌싸개를 따라가지 않으려고 새 키와 헌 키가 다투기 시작했어요.
하지만 이번에도 결국 '헌 키'가 지고 마네요.
힘 세고 튼튼한 '새 키'는 검부러기도 까불러야지, 모래도 까불러야지..
할 일이 많거든요.
오줌싸개 영섭이를 따라나선 '헌 키'는 동네 아이들의 놀림에 시달리고 현지 엄마에게 얻어맞는 등 고생을 하는데...
책 맛보기
"사다리를
만들자, 별 따러 가자"
영섭이는 성냥을 방바닥에 쏟아놓고 신이 났어요. "켜자켜자 성냥을 켜자,
대머리 성냥 불 태우자."
팍, 치이익~
성냥에서 불꽃이 일었어요.
잠에서 깬 영섭이가 고추를 꽉 움켜잡았어요.
"안 싸긴 뭘 안 싸?
다 큰 녀석이 만날 오줌이야?"
엄마가 손바닥으로 영섭이 엉덩이를 찰싹 때렸어요.
시렁 위에 앉은 광주리가 끼어들었어요.
"새 키는 키질할 게 많아." "맞아맞아! 모래나
검부러기도 가려내야 하거든."
떡시루도 거들자 헌 키는 발끈했어요. "그 일은 나도 할 수 있단 말이야."
"어쭈, 다 낡아서 힘도 없는 게!
넌 오줌싸개나 따라가."
국시꼬랭이는 잃어버린 우리 자투리 문화이자, 속 깊게 자녀를 사랑하는 어머니
마음입니다.
우리 아이들을 우리 아이들답게 키우고 싶어하는 어머니 마음으로 그동안 지나쳐 왔던 자투리 문화들만 가려내서
이야기로 담았습니다.
어른들도 꼭 알아야 할 이 땅의 옛 문화들이 고스란히 모여 있는 '국시꼬랭이 동네'에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
가면 머리를 맞대고 도란도란 들려주고 싶은 우리 문화 이야기들이 절로 살아납니다.
어느 새 어른들은 꾸러기 아이들이 되고, 아이들도 성큼 어른으로 자랍니다.
- 임재해(안동대학교 민속학과 교수)
가진 것은 적지만 자연과 이웃들의 숨결에 자신의 숨결을 섞으며 살던 시절이 있었다.
장난감 로봇과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'불행한' 현재의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은 '행복한' 과거를 생생히
보여주리라 기대가 된다.
이춘희 선생은 숨어있는 민간의 여러 풍습 속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. 이 그림책을 감싸고 있는 민속학적
상상력은 과거를 단순히 복원하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.
이야기를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추어 만들어 냄으로써 지금의 아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지혜가 무엇인지 깨닫도록
은근히 옆구리를 찌르는 것이다.
이 책 곳곳에 스며 있는 똥 냄새, 오줌 냄새, 거름 냄새를 아이의 코에 자신 있게 갖다댈 줄 아는 부모가
많았으면 좋겠다.
- 안도현(시인)
"걱정
마세요! 이제 오줌 안 싸요!" 
